[사진 = JTBC]

[인사이드코리아_김태이 기자] 10대 소녀가 수년간 의붓할아버지로부터 성폭행당해 두번의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는 동안 학교는 이를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부터 의붓할아버지 A(53)씨의 성폭력에 시달려 온 B(17)양은 중학교 3학년이던 2015년 9월 첫아들을 낳았으나 당시 B양의 담임교사는 이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증언했다.

임신 말기이던 B양은 그해 8월까지 결석이 단 하루도 없었고, 9월 출산 때문에 단 4일 결석한 게 전부였기 때문이다. 

B양이 통통한 체형이라 임신한 것을 자신도 몰랐었기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에도 임신과 출산 사실을 학교에 알리지 않았었다. 

B양의 할머니가 결석 당시 "저녁에 먹은 게 체해서 학교에 가지 못할 것 같다"라며 사유서를 제출했고, 나머지 결석 일에는 생리통과 감기 등을 이유로 병원 진단서를 제출한 게 다였다.

B양의 중3 담임교사는 "B양이 교우관계도 원만하고 성격도 명랑해 이런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는 사실은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라며 "B양도 그렇고 할머니도 단둘이 산다고만 했지, 의붓할아버지와 함께 산다는 사실조차 학교에 말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한편 해당 중학교는 B양을 지자체와 연계한 '위기관리지원' 대상으로 관리하려 했으나 B양의 할머니가 "우리보다 더 어려운 학생을 도와달라"며 거절해 가까이서 지켜보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전했다.

또한 B양이 둘째 아들을 낳을 당시에도 고등학교는 성폭력 피해를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두번째 출산이 임박한 지난해 5월, 학교를 그만둘 당시 자퇴서를 제출하며 '진로변경'을 사유로 들었다.

해당 고교 관계자는 "B양과 상담하면서 이상한 낌새를 느꼈더라면 곧바로 수사기관에 의뢰하거나 학교 차원에서 적절한 조처를 했을 것"이라면서 "가정방문은 없었지만, 조손가정 아이인 B양과 정기적으로 상담했고 특이사항은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라고 했다.

김태이 기자  tykim@newsinsidekorea.com

<저작권자 © 인사이드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