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오카리나 기획 문화컨텐츠사업의 일환인 '한태주초청미니콘서트' 포스터

중견 오카리나 제작사인 대전의 청오카리나(대표 안용학·54)가 주최하는 한태주 초청 카페콘서트가 오는 5월 11일(금) 오후 6시 30분 대전 유성구 뜨레돌체 노은점에서 열린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청오카리나 안용학 대표는 이 공연의 기획 취지를 묻는 질문에 “무조건 크고 화려한 무대가 좋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오카리나가 그렇고, 지리산에서 살고 있는 최고의 오카리나 연주자 한태주군의 삶이 그렇듯 소박하고 작은 무대가 오히려 관객과의 교감을 위해서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오카리나. 흙을 빚어 가마에서 구워낸 도자기형 폐관악기로, 현대의 오카리나 형태는 19세기 이탈리아에서 처음 고안됐다. ‘오카리나’는 이탈리아의 지방 사투리로 ‘작은 거위’라는 뜻을 갖고 있는데, 이름처럼 작고 앙증맞은 이 악기는 특히 형형색색 귀여운 모습과 배우기 쉽다는 점에서 최근 취미 생활, 반려악기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최근에는 다양한 재질로 만들어진 오카리나뿐 아니라 더블과 트리플 등 음역의 한계를 넘어 취구부(입이 닿는 부분)의 개수에 따라 넓은 음역대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악기들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국내 오카리나 제작사는 조그마한 공방에서부터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제작사까지 대략 30여 곳. 그중에서도 청오카리나는 ‘편안한 운지’, ‘고운 소리’, ‘가벼움’ 등으로 많은 사람들로부터 각광을 받고 있다.

늘 맑고 고아한 소리를 만들어가는 청오카리나 안용학, 김명숙 부부

청오카리나의 대표 안용학, 김명숙 부부는 지난 2006년부터 오카리나를 만들기 시작했다.

 “청오카리나의 역사는 저희 가족이 오카리나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되었어요. 처음 가족들이 오카리나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구조도 단순하고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아 제 손으로 오카리나를 만들어주겠다 약속을 했어요. 퇴근하면 방에서 쭈그리고 앉아 새벽까지 흙을 만졌지요.”

 그때까지 조명관련 사업을 하던 안용학 대표는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만든 오카리나로 가족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오카리나를 만들어 주겠노라 약속을 했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밤낮없이 오카리나 제작에 매달렸다고 한다.

 “호기롭게 약속을 하고 시작을 했지만 소리를 만들어 내는 일이 그리 쉽지 않았어요. 실패를 반복하며 포기하고 싶다고 생각할 때마다 가족은 말했어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든 당신이 옳다!’….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그들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한 2년의 세월이 지나고 나서야 원하던 소리를 찾을 수 있었지요. 그때 주변 사람들이 농반 진반 ‘팔아도 되겠다’ 격려를 해줬어요. ‘그럼 한번 해봐!’… 저도 그때까지 들인 공이 아까워 본격적으로 오카리나 제작을 해야겠다 생각을 했던 거지요.”

 어찌 보면 무모한 도전일 수도 있는 일을, 각고의 노력으로 성공한 그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말하고는 있지만 그동안 전혀 알지 못하던 일에 도전해 그것을 이뤄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부침이 있었을까…, 미루어 짐작을 한다. 그래선지 안용학 대표는 언제나 묵묵히 그의 곁에서 그림자처럼 그를 도와준 아내와, 엄마 아빠가 공방에서 밤을 새울 때도 아무런 불평 불만없이 자기 일들을 알아서하며 착하게 자라준 아이들에게 늘 고마워한다.

오카리나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는 청오카리나 제작자 연용학, 김명숙 부부

그렇게 처음 오카리나를 제작한 2006년부터 12년째를 맞고 있는 청오카리나는 그동안 수없이 많은 오카리나를 만들고 또 만들어 냈다. 오카리나의 형태를 바꾸지 않으면서 정확한 운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새로운 디자인을 찾고 찾던 중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선을 사용하게도 되었고, 여기에 천연에서 얻을 수 있는 염료를 구하기 위해 문헌을 참고하는 한편, 시골장터를 찾아다닌 각고의 노력 끝에 한약재료를 이용한 염료로 최적의 색을 내는데도 성공했다.

 “기본적으로 오카리나는 입으로 부는 악기이기 때문에 오카리나 표면에 사용되는 염료는 한약재를 배합하여 만든 천연 염료를 사용하고 있어요. 위생과 청결을 위해 한약염료에 향균 효과가 있는 은나노를 첨가해 웰빙 오카리나를 탄생시킨거지요. 거기다 손이 큰 어른들은 작은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손끝에 뭔가 걸리면 좋겠다는 아들(안종민·24)의 의견을 받아들여 악기에 우리 고유의 선을 넣었어요.”

 청오카리나의 특징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깊고 은은하여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멋이 우리 민족의 정서와 많이 닮아 있다. 특히 직선도 곡선도 아닌, 공간을 가르는 아름다운 선의 아름다움이 정말 특별하다. 유연하고 자연스럽고.

 청오카리나의 시작과 함께 제작된 ‘브라운’ 모델에서부터, 골드, 바이올렛을 거쳐 2013년 오카리나의 고정관념을 깨고 탄생된 ‘클래식’ 시리즈, 2016년부터 판매를 시작한 맑고 고운 음색과 꽃문양 조각이 돋보이는 ‘청화’시리즈, 그리고 2017년부터는 소리, 음색, 디자인 등 각 부분별 최고의 기술과 감성을 담아 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나르샤’시리즈가 호형을 얻고 있다. 거기에 플라스틱 오카리나로 LED를 부착하여 교육용과 화려한 공연용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오로라’에 이르기까지 현재 청오카리나는 브라운 7종, 청화 7종, 클래식 7종, 나르샤 5종, 다관악기 7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이 많은 오카리나의 생산에도 불구하고 더 좋은 오카리나를 만들기 위한 안용학, 김명숙 부부의 열정은 멈추질 않는다. 그들은 더 좋은 소리를 얻기 위해 많은 오카리나 연주자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구하고 있다. 이번에 대전 공연을 하는 오카리나 연주자 한태주(31)와의 인연도 그렇게 시작됐다.

청오카리나 안용학 대표와 오카리나 연주자 한태주

“한 6년 전쯤 저희 오카리나의 소리가 어떤지, 객관적인 검증을 받고 싶었어요. 그래서 무작정 한태주군 가족이 살고 있는 지리산을 찾아갔지요. 워낙 오카리나 신동으로 유명한 친구였지만, 한태주의 연주를 들으면 왠지 정신이 맑아졌어요. 그래서 소박하고, 따뜻하고 신비롭기까지 한 태주군이 저희 악기를 써주면 어떨까 은근 기대를 했지요. 이후 새로운 방법으로 악기를 제작할 때마다 찾아갔어요. 찾아갈 때마다 태주군과 태주군의 아버님(한치영·생태가수)의 조언을 들으며 악기 제작에 열심히 적용했구요.”

 그는 그렇게 많은 시간 동안 지리산을 오갔다고 했다. 그러던 어느 날 한태주의 연주무대에서 청오카리나를 사용하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됐고, 그 이후 청오카리나 나르샤 버전으로 한태주는 6집 앨범을 출시하기도 했다.

 “그런 인연으로 2015년 10월 대전에서 처음 ‘지리산 숲속이야기’라는 한태주 초청 오카리나 연주회를 갖었어요. 많은 분들이 한태주의 연주를 가까이에서 보고 들을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씀하셨지요. 이후로도 자주 그런 자리를 마련해야겠다 생각을 했는데 어찌하다보니 3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연주회를 갖게 되었네요.”

 오카리나 신동으로 불리는 한태주는 13세 때인 2000년에 데뷔해, 15세 때인 2002년 첫 앨범 ‘하늘연못’을 발표한 오카리나 신동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후 꾸준히 앨범을 내놓으면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고, 그의 1집 수록곡인 ‘물놀이’는 KBS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주제 음악으로 잘 알려져 있다. 2집 수록곡 ‘자전거’ 또한 MBC 라디오 ‘싱글벙글 쇼’에 사용되는 등 그의 음악은 다양한 프로그램의 배경음악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오카리나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과 저희 청오카리나와 함께 해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저희의 제의에 기꺼운 마음으로 동참해준 태주군에게 고맙고, 저희 청오카리나에 격려와 성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끊임없이 좋은 소리를 가진 오카리나를 만들고, 이렇게 작지만 울림 있는 공연을 통해 모든 인연에 보답하려고 해요. 만남은 소중해야 하고, 인연은 아름다워야 하니까요.”

 무엇보다 음악을 통해 더 좋은 세상이 되기를 바라는 청오카리나 안용학, 김명숙 부부의 선한 마음과 소년에서 청년으로, 그리고 어른으로 한층 깊은 음악을 들려줄 이번 한태주 초청 미니콘서트는 청오카리나가 주최하고 대전의료부, 오카리나인, 뜨레돌체 노은점이 후원을 한다. 이날 관람료는 1만5000원이며, 커피와 토스트를 비롯해 모든 관람객들에게 한태주 2중주 음반이 증정될 예정이다. 문의 010-4738-2000

소리, 음색, 디자인 등 각 부분별 최고의 기술과 감성을 담아 제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청오카리나 ‘나르샤’시리즈

김세중 논설위원  sjkim@newsinsid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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