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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산불' 13시간만에 잡았지만…"밤 지나봐야 안심"
권명은 기자 | 승인 2019.04.05 15:31
[인사이드코리아_권명은기자]
5일 오전 강원 고성군 토성면의 동해안 산불 화재 현장에 시뻘건 불꽃이 꺼지지 않은 채 타오르고 있다.2019.4.5/뉴스1 © News1 고재교 기자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민선희 기자 = 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도 고성군 인근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 시내까지 덮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고성 산불도 역대 강원도 지역 산불처럼 봄철에 부는 건조한 강풍으로 인해 번진 대형 화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산불로 1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을 당하는 인명피해가 났다. 또 산림 250㏊ 정도가 불에 타고 주택 125채가 소실됐으며 이재민이 4000명가량 발생했다. 5일 오전 9시를 기해서는 고성군·속초시·강릉시·동해시·인제군 일원에 재난사태가 선포됐다.

이밖에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 인근 야산에서도 같은날(4일) 오후 11시46분쯤 불이 시작돼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앞서 같은날 오후 2시46분쯤에는 인제군 남면 남전약수터 인근 야산에서도 불이 나 초속 6~7m의 바람을 타고 맹렬히 번졌으며 현재 소방당국이 진화를 벌이고 있다.

강원도 지역에서는 과거에도 재난성 산불이 여러 차례 있었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금까지 발생한 재난성 산불의 대부분이 강원도에서 발생했으며, 이 지역에서 부는 건조한 바람 '양간지풍'이 부는 3~4월에 집중돼 있었다.

 

 

 

 

 

 

(산림청 제공) © 뉴스1

1996년 4월23일에는 고성군 죽왕면에서 산불이 발생해 산림 3763㏊가 불에 탔다. 13시간 만에 큰 불길이 잡힌 이번 고성 산불과는 달리 당시 산불은 화재 발생 54시간여 만인 25일 오후가 돼서야 수그러들었다. 최대 풍속은 초속 27m에 달했다.

2000년 4월7일에 동해안 5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은 우리나라 산불 관측사상 가장 큰 규모의 산불이었다. 이때도 발화 지점은 고성군이었다. 이 불은 4월15일까지 9일 동안 이어지면서 2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를 내고 2만3794㏊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때도 최고 초속 23.7m의 바람이 불며 피해를 키웠다.

'관동팔경' 중 하나인 천년고찰 낙산사를 집어삼킨 양양 산불도 4월에 시작됐다. 2005년 4월4일에 발생한 이 불은 사흘 뒤인 6일 32시간 만에 꺼지고 973㏊를 태우는 피해를 냈다. 낙산사 건물과 부속 문화재가 전부 불에 타면서 피해를 키웠다.

최근 3년 동안에도 강원도 지역에서 산불이 매해 연발했다. 2017년 5월에는 강릉과 삼척에서 동시에 발생한 산불이 나흘간 이어지며 1017㏊의 산림이 피해를 입었다. 지난해 3월28일에는 역시 고성군에서 산불이 나면서 357㏊의 산림이 불에 탔다.

현재 고성 산불은 큰 불길이 잡힌 상태지만, 과거에 발생한 강원도 지역 산불들이 며칠씩 이어진 것처럼 이번 산불도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낮 동안 진화가 많이 됐다고 하더라도 밤이 되면 헬기를 이용한 작업이 어려워지는 틈을 타 불이 다시 시작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며 "야간에 바람 방향이 바뀌거나 강도가 세질 수도 있으니 낮시간대에 최대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과거에도 강릉 지역에서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며 며칠씩 이어진 화재가 있었다"며 "밤을 한 번 더 지내보고 다음날이 밝은 뒤에도 화재가 더 확대가 안 된다고 하면 산불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 떨어진 지역까지 불티가 날릴 수 있으니 화재가 아직 발생하지 않은 지역이라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도 당부했다.

이번 화재는 과거 발생한 산불들처럼 완전히 산림을 복구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강원석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보전복원연구과 연구원은 "2000년대 발생한 산불들이 복원되는 데는 20~30년 이상이 걸렸다고 봐야 한다"며 "아직 현장을 정확히 본 것은 아니지만 이번 산불도 회복에는 그만큼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산불이 발생하면 동식물과 토양뿐 아니라 숲이 가진 기능이 사라지면서 토사 유출과 산사태의 원인이 된다"며 "이 지역에 비가 내리면 바로 계곡으로 유입돼 하천 범람 등의 추가 피해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0여년간의 연구 결과 나무와 곤충 및 동물 등 생물군에 따라 회복 속도가 각기 다르게 나타났다"며 "2000년대 초반에 발생한 화재들은 이제 20년 가까이 경과했지만 완전히 회복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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