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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학살터에 세워진 해태제과 홍보상 50년만에 이전
권명은 기자 | 승인 2019.04.24 17:03
[인사이드코리아_권명은기자]
신제주 입구 교차로에 세워진 해태상이 이전되고 있다(제주시 제공)© 뉴스1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제주 4·3학살터 중 하나인 '도령마루'에 특정기업 홍보용으로 세워졌던 해태상이 50년만에 이전했다.

제주시는 신제주 입구 교차로에 있는 해태상 2개를 아라동 소방교육대로 이전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알고 화재나 재앙을 물리친다고 알려진 상상 속의 동물 해태의 의미를 반영해 소방교육대 입구로 옮겼다고 설명했다.

해태상은 1970년대 초 해태제과에서 ‘도령마루’ 입구에 회사 광고 목적으로 기증했다. 당시에는 4·3 관련 얘기가 금기된 시절이었고 자연스럽게 이 지역은 원래 이름인 도령마루대신 해태동산으로 불려왔다.

해태상은 제주국제공항에서 신제주로 향하는 길목에 있어 관광객들도 오가며 한번쯤은 봤을 정도로 도내에서는 제법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그러나 해태동산의 원래 이름은 도내 대표적인 4·3학살터인 도령마루다. 도령마루는 옛날 양반집 도령들이 대정현과 제주성을 오가면서 쉬어 가던 고개라는 뜻이다. 4·3 당시 경찰이 14개 마을에서 주민 60여 명을 끌고와 총살한 끔찍한 과거가 숨겨진 곳이기도 하다.

제주도가 2003년 발간한 '제주4·3유적Ⅰ'은 "도령마루는 현재 해태동산으로 알려진 곳으로 당시 용담리, 도두리, 연동리, 오라리의 4개 마을 접경 지역이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주민학살이 이뤄져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 그러나 제주비행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자료와 증언을 발굴하여 정확한 피해실태가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곳은 소설가 현기영의 4·3 단편집 '순이삼촌'에 수록된 소설 '도령마루의 까마귀'에도 등장한다.

시대의 아픔이 서려있는 지역이 특정기업을 홍보하는 명칭으로 수십년째 이어져온 것이다.

지난해 4월에는 한국작가회의가 이곳이 4·3유적지임을 알리는 안내판을 세우는 등 본래 지명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이에 제주시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4·3 71주년인 올해 시는 해태상을 이전하고 도령마루라는 원래 이름 찾기에 나섰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오랫동안 숨겨져 왔던 4·3의 아픔을 달래고 슬픈 역사를 간직한 도령마루가 이제는 특정업체의 이름보다는 제주 4·3의 의미를 간직한 지역 고유의 명칭으로 불려 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1 <뉴스커넥트>를 통해 제공받은 컨텐츠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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