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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공백' 라방 어쩌나…"TV홈쇼핑-라이브커머스 규제 형평성 맞춰야"
통합취재팀 | 승인 2020.11.20 16:18
[인사이드코리아_통합취재팀기자]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광고영상창작학과 교수가 20일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라이브커머스 경쟁과 공존의 정책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2020.11.20/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규제 공백' 논란이 일고 있는 라이브커머스에 소비자보호제도를 입법하고, TV홈쇼핑의 과도한 규제를 덜어내 '공정한 시장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TV홈쇼핑과 라이브커머스는 생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법적 책임과 소비자보호제도는 하늘과 땅 차이다. TV홈쇼핑은 깐깐한 사전 심의와 표시·광고 규제, 소비자 보호책임을 지고 있지만, 라이브커머스는 아직 정의조차 모호한 신생 플랫폼인 탓에 관련법이 없거나, 소비자보호제도가 허술한 실정이다.

이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라이브커머스, 부작용 없는 발전방안은'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정책 및 입법 방향성을 논의했다. 국내에 라이브커머스 산업이 시작된 이래 정치권·정부·산학계·업계가 라이브커머스 규제 필요성에 대해 한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똑같은 생방송 판매인데…TV홈쇼핑-라이브커머스 규제 불균형 왜?

'라이브커머스 경쟁과 공존의 정책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제를 맡은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광고영상창작학과 교수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는 세계적으로도 역사가 4년 남짓으로 매우 짧다. 2016년 중국 모구지에, 타오바오 등 전자상거래 기업이 최초로 도입했다.

이후 왕훙(網紅·중국 인플루언서)들이 뛰어들면서 '대박'을 쳤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2017년 190억위안(약 3조원)에서 지난해 4338억위안(75조원)으로 25배 성장했다. 올해는 9610억위안(167조원)으로 두 배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국내에 라이브커머스가 등장한 시점을 3년 전으로 추정한다. 티몬이 2017년 선보인 '티비온'(TVON)이 시초다. 이후 CJ 오쇼핑(쇼크라이브), 롯데홈쇼핑(몰리브), 현대홈쇼핑(쇼핑라이브) 등 TV홈쇼핑 업계가 경쟁하듯 진출했다. 현재는 네이버, 카카오 등 대형 포털까지 뛰어들었다. 스타트업 중에서는 '그립'(Grip)이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짧은 역사만큼 모호한 '규제 공백'에 머무르고 있다. TV홈쇼핑과 비슷한 쇼핑 플랫폼이지만, 현행법상 방송으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나 송출료 부담, 각종 규제에서 훨씬 자유롭다.

실제 TV홈쇼핑은 '방송'이라는 공중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 식품표시광고법 등 기본적인 소비자보호법 외에도 '방송법'과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을 추가로 적용받는다. 업체 선정, 상품 품질 보증, 광고 표현 등을 깐깐하게 심의받은 후에야 비로소 방송을 편성할 수 있다.

또 5년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사업자 재승인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 상품 편성비율', '소비자 피해 구제 및 보상체계 마련' 등 까다로운 승인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상품에 문제가 생기면 TV홈쇼핑이 판매자로서 취소·환불·손해배상 등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

반면 라이브커머스는 '오픈마켓'에 가깝다. 생방송으로 상품을 판매하더라도 '통신매체'로 분류되기 때문에 방송법상 심의에서 제외된다. 플랫폼 사업자 대부분이 '통신판매중개자'여서 상품에 대한 책임도 거의 없다.

김 교수는 "라이브커머스는 홈쇼핑 방송이 구축한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한 신뢰를 이용해 온라인상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유사 홈쇼핑 방송"이라며 "방송의 외형과 콘텐츠 포맷을 모방하는 방식으로 이윤을 취하지만, 소비자 보호 및 사회경제적 기여에 대한 책무는 지지 않는 거래 행위"라고 라이브커머스에 대한 정책 설정 딜레마를 설명했다.

 

 

 

김광재 한양사이버대 광고영상창작학과 교수가 20일 국회 정책 토론회에서 '라이브커머스 경쟁과 공존의 정책방향 모색'을 주제로 발제 발표를 하고 있다.2020.11.20/뉴스1© 뉴스1 최동현 기자


◇"홈쇼핑 규제 줄이고 라이브커머스 최소 규제해야"…당·정·산 첫 합의

토론회에서는 라이브커머스 산업에 '소비자보호제도' 입법과 정책을 마련하고, TV홈쇼핑에는 현행 규제와 심의 기준을 완화해 두 플랫폼 간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두 플랫폼 중 어느 한 쪽만 규제하기보다 '규제 형평'을 맞춰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는 것이 산업 발전에 이롭다는 중론이다. 장기적으로는 '방송'의 개념을 다시 정의해 새로운 형태의 쇼핑 플랫폼을 유연하게 포섭할 수 있도록 입법의 틀을 짜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송재성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방송진흥정책관은 "과거 OTT 서비스(인터넷 기반 방송 서비스)가 등장했을 때 TV를 중심으로 한 방송산업에 혼란이 온 적이 있다"며 "라이브커머스도 OTT 서비스처럼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분석했다.

이어 "(유통업계) 흐름을 거스를 수 없다면 기존 사업자(홈쇼핑)와 어떻게 형평성을 맞출 것인지에 정책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라이브커머스는 소비자 보호제도라는 최소한의 책무를 지도록 하고, TV홈쇼핑에는 과도하게 촘촘한 규제를 덜어줘서 서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라이브커머스에는 허위·과대 광고나 환불·교환 등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는 최소한의 규제를 적용하고 TV홈쇼핑은 사업자 재승인, 방송 표현, 사회적 책임 등 까다로운 책무를 현행보다 완화해 숨통을 틔워주자는 설명이다.

라이브커머스에 '거래기록 6개월 보존 의무화', '판매자 연대 책임' 등을 도입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제재방안도 제시됐다. 박지운 공정거래위원회 전자거래과장은 "라이브커머스는 특성상 한 번 생방송을 끝내면 기록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조사가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며 "사후적으로 소비자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라이브커머스의 모든 거래기록을 의무적으로 6개월간 보존하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재철 방송통신위원회 이용자정책국장 역시 "라이브커머스도 본질적으로는 TV홈쇼핑과 같은 방송으로 봐야 한다"며 "방송기록(거래기록) 보존기간 의무화 등 구체적인 소비자 보호 정책과 입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기섭 TV홈쇼핑협회 실장은 지난 2015년 '가짜 백수오 사건'을 예로 들면서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백수오를 유해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지만, TV홈쇼핑은 국가 승인 사업자로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소비자에게 수백억원을 환불한 바 있다"며 "라이브커머스에도 '판매자 연대 책임'을 지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라이브커머스가 '시장 교란종'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형평성과 최소규제의 균형추를 맞추는 것이 핵심"이라며 "TV홈쇼핑은 현재의 규제를 덜어내 운신의 폭을 넓혀주고, 라이브커머스는 최소 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새로운 유형의 플랫폼이 나올 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기보다, 정의를 넓게 해석해 입법 영역을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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