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 메신저, '캘리그래피’

감성 글씨·손 글씨·멋 글씨 등으로 불리며 주목받고 있는 캘리그라피(Calligraphy). 캘리그라피는 기계적이고 획일화된 글자가 아닌 직접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글자를 말한다. 유연하고 동적인 선의 방향과 속도, 글자의 번짐과 질감, 여백의 미 등이 적절한 조화를 이뤄 작가의 감성을 잘 드러내는 글씨이다. 때문에 각종 드라마, 영화제목이나 브랜드 이름에도 캘리그래피를 이용해 작품의 주제와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캘리그라피(Calligraphy)는 그리스어 칼리그라피아(kalligraphia)에서 유래한 말로, ‘칼로스(KALLOS)’는 아름다움, ‘그라피(GRAPHY)’는 서법(書法)을 뜻한다. 흔히 '달필'이나 '능필'로 통용되기도 하는 이 캘리그라피를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을 ‘캘리그라퍼(calligrapher)’라고 한다. 필체가 사람의 마음과 정신을 드러내듯, 캘리그라퍼는 제품의 내용과 느낌을 글씨로 드러낸다. 글이 정형화되지 않고 글을 쓴 사람의 개성과 감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며 최근 계속해서 취미와 직업으로 캘리그라퍼의 인기는 더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성남캘리그래피협회 창립

지난해 12월 26일 성남시 수진2동 주민자치센터 교양강좌실에서 창립 발대식을 갖은 성남캘리그라피협회(회장 최일주)는 성남시에 거주하고 있는 캘리그라퍼들의 모임이다. 비록 성남시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체 캘리그라퍼들을 모두 아우르지는 못했지만 협회는 조용히 창립 발대식을 갖고 캘리그라피 인구의 저변확대와 성남시 캘리그라피의 위상을 높이는 한편 회원들의 권익보호와 캘리그라퍼로서의 재능을 사회에 환원하고 나누는 소통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할 것을 드러내 밝힌바 있다.

“우리 주변에서 우리가 가진 진솔한 감동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바로 진정한 예술이 아닐까 생각해요. 우리 속에 숨은 우리의 감정과 생각을 문자로 표현해낸, ‘언어 이상의 언어-캘리그라피’야 말로 현대인의 감성을 울리는 가장 멋진 예술이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이죠.”

성남캘리그라피협회 초대회장을 맡게 된 서연 최일주 회장은 캘리그라피의 매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또, ‘한 줄의 글로 마음을 전하고 그것을 나눌 수 있는 재능을 갖게 된 것에 늘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밝히고, ‘협회 창립을 통해 회원들의 실력은 물론, 성남시의 캘리그라피 위상이 한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오는 4일 협회창립 기념 ‘온새미展’ 개최

창립이 이루어지고 난 후 계속해서 회원이 늘고 있는 성남캘리그라피협회는 창립을 기념하는 첫 번째 전시로 ‘온새미展’을 오는 4일부터 31까지 성남 율동공원 책테마파크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들은 주로 한글 캘리그라피를 통해 대중들과 소통하고 표현의 다양성을 중심으로 작업한 자신들의 작품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침체된 사회분위기와 봄을 맞은 시민들에게 언제 들어도 가슴 한편이 찡해지는 글귀와 평소 말하고 싶었지만 표현 못했던 마음을 손글씨에 담은 작품들로 조금이나마 위로를 전하고 싶다는 것이 전시에 참여하는 모든 작가들의 공통된 마음입니다.

최일주 회장을 비롯한 성남캘리그라피협회 대부분의 회원들은 책테마파크를 비롯해, 문화원, 복지관, 주민센터, 문화센터 등에서 이미 캘리그라피를 가르치고 있는 전문 강사와 작가들이다. 회원 대부분은 성남시의 각종 문화예술행사에 꾸준히 참여하며 캘리그라피 퍼포먼스와 시민들이 원하는 ‘희망글씨’를 써주는 등 재능기부를 해온지 오래된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번 창립기념전의 메인타이틀인 ‘온새미’의 뜻처럼 그들은 '처음 마음 그대로'라는 뜻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 계속해서 자신들의 역량을 높이는 한편, 캘리그라피를 통한 재능기부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해 시민과 소통하고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아련한 아날로그 감성이 담긴 손 글씨, 그 따뜻한 진심을 전해줄 이번 전시의 참여 작가는 곽은영, 김점희, 손영경, 염은숙, 유명헌, 이종원, 진영임, 천기현, 최일주, 한주현, 함미영, 황인숙 등 모두 12명이며, 이들의 감성 돋는 따뜻한 작품 30여점이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과 만나게 된다. 특히 전시 개막일인 4일 오후 1시 전시 오픈행사에서는 손글씨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오카리니스트 임영실(청아뮤직아카데미 원장)의 오카리나 연주가 있을 예정이고, 연주 중간에 성남캘리그라피협회 고문이며 서예가인 현덕 유명헌 선생의 한복 퍼포먼스가 콜라보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전시회 뒤풀이 행사에서는 부채에 좋은 글써주기 행사와 책을 주제로 한 캘리그라피 퍼포먼스가 책테마파크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봄의 기운이 피어나는 3월, 책테마파크 전시실에서 만나게 될 손으로 쓴 아름답고 개성 있는 성남캘리그라피협회 회원들의 손글씨가 관람객 모두에게 따뜻한 위로와 위안이 되기를 기대한다. (전시문의 : 책테마파크 031-708-3588)

 

 

 

 

 

 

 

 

 

 

 

 

 

 

 

 

 

 

 

 

 

 

 

 

 

 

 

 

 

 

 

 

 

 

 

 

 

 

 

 

 

김세중(미술칼럼리스트, 본사 논설위원)  sjkim@newsinsid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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