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코리아_김태이 기자]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과 관련해 지구촌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미국 또는 러시아를 기준으로 둘로 쪼개지고 있는 양상이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을 발표하는 연설에서 '친미 대 친러'로 알아사드 정권의 최대 지원국인 러시아와 이란을 지목해 압박을 가하면서 이런 대치 구도를 명확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그의 정부는 시리아 화학무기를 제거하겠다고 세계에 약속했다"며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은 러시아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직접적인 결과"라고 책임을 돌렸다.

러시아도 미국 주도 연합군의 시리아 공습을 강력히 규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성명에서 "미국은 자신의 행동으로 시리아의 인도주의 재앙을 심화하고 주민들에게 고통을 안겼다"며 "시리아를 둘러싼 이번 상황 악화는 모든 국제관계 체제에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고 규탄했다.

'미국 대 러시아'의 대결구도를 극명히 보여준 무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였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는 연합군의 공습을 규탄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상정했으나, 공습의 주축인 미국·영국·프랑스가 일제히 거부권을 행사함으로써 부결됐다. 이 결의안은 러시아 외에 중국, 볼리비아만 찬성했다.

세계 각국은 이 과정에서 각자의 입장에 따라 미국 또는 러시아 쪽으로 헤쳐모이고 있다.

터키는 이번 공습을 '적절한 반응'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의 작전을 환영한다"고 발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역시 "화학무기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는 미국·영국·프랑스의 결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반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하는 조치를 피해 가는 어떠한 일방주의적인 군사행동도 유엔헌장의 취지와 원칙에 위배된다"며 이번 공습을 비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시리아 공습은 범죄"라고 규탄했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시리아에서 '신냉전'이 폭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충돌이 첫 '미사일 위기'를 맞았으며, 이는 전 세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FP는 전망했다.

김태이 기자  tykim@newsinsid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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