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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은 물과 같다”신희숙 사진전 ‘사유의 물-Insight-’, 토포하우스
김세중 논설위원 | 승인 2018.05.19 13:36
신희숙 사진전 Shin Heesook Photography Solo Exhibition

 

#사유의 물

 물과 관련된 사진을 주로 찍어온 청로 신희숙 작가(51)의 리플렛 ‘작가노트’엔 이렇게 적혀 있다.

 ‘노자의 철학적 시선이 머물렀던 물을 바라보며 나의 사유(思惟)도 시작되었다. 물에 대한 관념을 확장시켜 나가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사고도 확장되고, 삶에 대한 나의 태도도 유연해지리라 생각하며 이 사진작업에 몰입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사물을 관찰하면 사물의 본질을 알 수 있고, 만물의 본질까지 파악할 수 있다고 했다. 통찰의 핵심은 사물의 본질에서 생각하는 것, 긴 시간 물을 관찰하며 물에 대한 생각을 나의 시각으로 형상화시킨 작품들이 바로 ‘사유의 물’이다.”

신희숙 작가

 그렇다. 그의 사진은 세상에 속지 않고,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에서 시작됐다. 풍경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그것을 내 눈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리고 바라보며 발견한 것들을 빠짐없이 머리로 전달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무언가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저 사진으로만 남기는 사람은 세상이 교묘하게 가공한 것들에 속는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보이는 대로만 바라보기 때문이다. 조금 더 자세하게 표현하면, 세상의 의도대로 생각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의도에 끌려가고 싶지 않았던 그는, 그의 눈과 그의 머리로 고독을 찾아다니며 깊은 사색에 잠겨 바라보고 생각했다.

 ​오는 23일(수)부터 29일(화)까지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리는 그의 ‘사유의 물-Insight-’전(展)은, ‘본질을 제대로 보는 법’을 관람객에게 보여 주기 위해 그 동안 물의 본질을 심층적으로 파헤쳐나간 그의 작품 57점을 3개의 파트로 나뉘어 전시한다.

 

# Part-1. 물의 노래

 “세상에 있는 갖가지 모든 것의 근원인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면서 만물과 다투지 않아요. 형체도 없고 가장 부드러운 물이 강하고 단단한 것을 이길 수 있는 힘은 물의 맑고 투명함이 냉철한 판단력으로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신희숙 사유의 시간

작품 ‘물의 노래’는 물방울 작업을 통해 물의 순수성을 부각시켜 물의 정체성과 작가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고자 작업한 작품들이다.

 

# Part-2. 물빛

 “물은 활달하고 넓은 도량을 지닌 것 같아요. 물이 흐르는 곳에 만물이 자라고, 낮은 곳을 향해 흐르며, 깊은 곳에서는 그 깊이를 측량할 수 없을 정도고, 작은 틈에도 스며들어 두루 미치게 하지요. 더러운 물도 깨끗하게 정화시키고, 만물을 안정시키고 평온하게하며, 삼라만상이 번성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물이라고 생각해요.”

 작품 ‘물빛’은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쉼 없이 흐르는 물, 드넓은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흐르는 물의 활달하고 밝은 기운을 표현한 것이라고 신희숙 작가는 말한다.

 

# Part-3. 사유의 시간

 “고요한 물은 깊고 깊은 바닥까지 내려가야 물결의 흐름을 발견하는 것처럼 우리의 생각도 고요한 가운데 더욱 깊이 있는 생각으로 발전해 갈 때 비로소 본질을 발견할 수 있지요.”

신희숙 물의 노래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사물의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는 법을 알게 되었고, 동시에 세상에 속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 같다. 속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하게 '억울한 삶을 살지 않는다'라는 것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본질을 바라보며, 새로운 사실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은 진리에 가까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신희숙 물의 노래

 결국 이번 신희숙의 사진전 ‘사유의 시간’은, ‘흐르는 물을 바라보면 절로 마음이 평온해지고, 물욕도 사라지고, 마음까지 깨끗하게 정화된다’는 작가 신희숙의 ‘사유의 흔적’들을 통해 관람객은 마음 속 평정과 평온을 되찾으면 되는 것이다. 그가 말하는 것처럼, 사유가 우리를 자유케 하므로.

 “모든 예술의 첫 번째 감상자는 바로 작가 자신이잖아요. 작가 스스로 감동받지 못하면 다른 이도 감동시킬 수 없듯이, 그런 작품은 발표하지 말아야 된다고 저는 생각해요. 모름지기 작가란, 자기 작품에 대해 냉정한 비평가여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이번 전시에 내놓을 작품들이 짧은 순간의 기록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작품 세계에 대해 말할 때는 냉정하고 매몰차 보이지만 신희숙 작가는 그의 작품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처럼 늘 몸을 낮추어 겸손하며 남에게 이로움을 주는 ‘물 같은 삶’을 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그의 신념은 원칙을 만들었고, 그 원칙은 그의 행동을 자극했으며, 그 자극은 신념의 표현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1968년 전라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1990년 동덕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1996년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이 된 후, 1997년 ‘여류사진가 10인 초대전’과 2001년 개인전 ‘심원으로…’를 거쳐 2005년 ‘2030전’, ‘청년작가 10인전’ 등 크고 작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하며 꾸준히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사진은 뺄셈’이라고 말한다. ‘완벽한 사진이란 화면 속에서 더 이상 뺄 것이 없는 상태’여야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좋은 사진은, 무엇보다도 작가의 독특한 자기만의 언어가 담겨져 있어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래선지 그의 사진은 단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무엇을 담을 것인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을 것이라는 추론을 가능케하며 우리 모두를 자연스럽게 그의 작품 앞으로 끌어들인다.

신희숙 물의노래
오프닝에서 신희숙 작가의 사진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작은 음악회를 여는 오카리니스트 강인환

 오프닝이 열리는 23일(수) 오후 5시에는 신희숙 작가의 인생 동반자이며, 예술적 동지인 오카리니스트 강인환 선생의 작은 음악회가 열릴 예정이다. 신희숙 작가의 고요한 사진 작품 앞에서 아름다운 흙피리 소리가 더해질 이번 전시의 관람시간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7시까지이며, 전시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는 신희숙의 사진세상 http://phoyoin7.blog.me 에서 만나볼 수 있다.

신희숙 물빛

 

 

김세중 논설위원  sjkim@newsinside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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