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문화
친절한 서쌤, 서혜진의 음악 인생
김세중 논설위원 | 승인 2022.10.10 19:14
음악을 통한 특별한 깨달음, 물질적 가치를 벗어나 진정한 행복을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서혜진

운명적인 멘토 홍광일선생과의 만남

 “2006년까지 직장을 다니다 잠시 쉬는 동안, 그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평소 배우고 싶었던 악기를 하나 배워야겠다 마음먹고 들린 곳이 여성회관이었어요. 그때 그곳에서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홍광일선생님을 처음 뵙고 오카리나를 배우기 시작한 거예요.”

 ‘운이 좋았다’고 표현할 만큼 운명처럼 그렇게 그는 그곳에서 인생의 멘토 홍광일선생(현 한국팬플룻오카리나강사협회 회장)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수줍음을 많이 타는 그를 따뜻하게 이끌어준 홍선생 덕분에 2007년 12월 한국팬플룻오카리나강사협회 강사과정을 착실하게 수료하고 오카리나 1급 지도자 자격증을 딴다.

 “오카리나를 배우면 배울수록 그것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더해갔어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만으로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일이었는데 그때 선생님께서 용기를 갖고 시작해보라 말씀하시면서 여기저기 강습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그는 지금도 자신의 이름으로 첫 강습이 이루어진 남양주시 외부읍 덕소리의 문화센터를 잊지 못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제가 군포시 금정동에 살았거든요. 같은 경기도지만 금정에서 덕소까지 가려면 너무나 먼 거리였어요. 차를 몇 번씩 갈아타며 다녔으니까요. 그래도 참 즐거웠어요. 내가 좋아하게 된 이 오카리나를 누군가에게도 알릴 수 있고, 악기를 가르치고 배우며 친밀한 정서를 함께 공유할 수 있다는 것도 제겐 큰 기쁨이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크고 작은 강의에 열정을 쏟으면서도 그는 시간 날 때마다 배우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2010년 8월에는 오카리나의 발원지인 이탈리아 ‘부드리오시 오카리나 그룹’의 마에스트로 에밀리아노 베르나고치로부터 오카리나 마스터 클래스 최고위 과정을, 2016년 12월에는 일본 오카리나 강사인증협회의 오사와 사토시로부터 트리플오카리나강사 자격증(야마나시현)을 받았다.

 “그 모든 배움의 기회 또한 제 안에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아주시고 기회를 주신 홍선생님 덕분이었어요. 경험과 지식이 많아 신뢰할 수 있는 스승의 역할을 하여 누군가를 돕는 사람을 ‘멘토’라고 부르고, 그 가르침을 받는 사람을 ‘멘티’라고 하니까 홍선생님과 저는 ‘멘토’와 ‘멘티’ 관계가 분명해요.(웃음)”

오카리나 강사에서 연주자와 협회 사업국장으로

 그런 서혜진은 이제 15년 차 중견 오카리나 강사의 반열에 우뚝 서 있다. 물론 팬데믹의 여파로 예전처럼 외부 강의를 많이 할 수는 없는 시기이지만 그래도 그는 여전히 누군가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일을 좋아한다. 제부도 해운초등학교, 서울 인현초등학교, 안산 성일초등학교, 안산 상록초등학교, 안산 능길초등학교 등의 방과후 교실과 창재시간 출강에 이어 최근에는 7중주 오카리나앙상블 지도와 개인레슨까지 15년간 많은 곳에서 오카리나를 가르쳐왔다. 그런 그의 열정 탓인지 그는 그동안 협회로부터 제4회 오카리나 경연대회 지도자상을, 제5회 전국 오카리나 경연대회(7중주지도팀)에서는 대상과 (중등부) 우수상을 수상 했고, 2012년에는 ‘올해의 최우수 강사표창’을 받기도 했다.

 연주 또한 많은 곳에서 했다. 통영음악제에는 매년 출연을 하고 있고, 이탈리아 국제오카리나 페스티벌 초청연주(2011년, 2015년), 일본 나이트오카리나 페스티벌 초청연주(2014년, 2015년), 일본 도쿄 가죠엔 초청연주(2014년, 2015년), 중국 북경 오카리나 페스티벌 초청연주(2015년), 중국 상하이 오카리나 페스티벌 초청연주(2016년, 2017년), 서울 국제 오카리나 페스티벌 메인게스트(2016년), 전쟁기념관 평화콘서트(2016년), 유네스코 창의도서전 한국대표공연 등.

 “수강생들에게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동안 소리에 관해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연습해서 풀어갈 것인지를 분명하게 배울 수 있었어요. 그것이 강사로서, 연주자로서, 두 가지의 삶을 병행하며 살아갈 수 있는 동력이 되었던 것에 지금도 늘 감사하고 있어요.”

 요즘 그는 다른 오카리나 강사들처럼 외부 강의와 연주를 많이 못하고 있다. 하지만 협회의 사업국장으로서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2004년 5월 코리아팬플룻오카리나 아카데미로 창립된 강사협회는 그 1년 뒤인 2005년 5월 한국팬플룻오카리나강사협회로 개칭하며 전국 30여개의 지부와 100여개의 연주단체를 이끄는 국내 최대의 팬플룻오카리나 단체가 되었다. 현재 소속 강사와 전문지도자의 숫자가 1천여명에 다다르며 이를 통해 전국 5만여명의 회원들에게 펜플룻과 오카리나를 가르치는 일에 기여하고 있다. 이 협회에서 서혜진은 사업국장으로 일하며 악보집 출판, 악기구매, 음반제작, 공연기획 등등 협회의 많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오카리나를 접하기 전 회사를 다니며 사무를 익힌 것이 주원인이었을 거예요.(웃음) 저희같은 음악단체는 사무업무에 특화된 인재풀을 보유하기 힘들거든요. 회원들이 많아지다 보니 사무업무도 다양해져 캐드는 기본적으로 다룰 수 있어야 하고, 매일매일 쏟아져 나오는 자료와 악기, 콩쿠르와 연주회 등등 할 일이 엄청 많아요.”

디지털 싱글 ‘세드 댄싱(Sad Dancing)’과 유튜브 서쌤의 오카리나 스쿨

 2020년, 세상이 멈춰버린 것 같은 팬데믹의 시기에 홍광일 회장은 강사협회의 연주자들을 위해 자신이 작곡한 연주곡을 하나씩 선물했다. 그것은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끈을 놓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그때 서혜진이 발표한 디지털 싱글이 ‘세드 댄싱(Sad Dancing)’이다. 그 연주곡을 듣고 있으면 마치 그것이 서혜진의 인생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부드럽고, 때론 강렬하고, 고음의 피치를 향해 치솟다가 다시 원만하게 부드럽고. 그렇게 그는 인생이라는 음악을 연주하고, 그 음악이 그에게 가져다준 의미를 되새기며 오늘도 바쁘고 힘들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행복한 하루를 산다.

 “누구에게든 모질지 않게, 모나지 않게, 섭섭하지 않게, 배려와 조화로 함께 어우러지는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어요. 협회의 일을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자칫 제가 피곤해 하거나, 불편하게 대하면 상처가 되거든요. 그래서 늘 친절하게 대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선지 그에게선 언제나 겸손과 헌신의 진심이 잔뜩 묻어난다. 또한 주어진 일에는 사명감을 갖고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주위의 신뢰를 받는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선지 그를 아는 많은 사람들은 그의 이름 앞에 항상 ‘친절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인다. 친절한 서쌤, 친절한 혜진쌤. 하지만 결정적인 이유는 유튜브에도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서쌤의 오카리나 스쿨(https://youtu.be/R8Wa2mXk2AA)’이란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많은 분들이 좋은 선생님들께 오카리나 교육을 받고 계시지만 강습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 연주해 보려면 반주 맞추기도 힘들고 어렵다고들 말씀을 하세요. 그래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까 싶어 길잡이 영상 작업을 하게 된 거예요.”

 그는 그렇게 유튜브에서 오카리나 마니아들이 오카리나를 따라 배울 수 있도록 하나하나의 연주 영상에 상세한 설명을 달아 놨다. 유튜브에 동영상을 업로드하기 위해서는 촬영부터 편집까지 많은 절차를 거처야 하고, 설명을 다는 일 또한 아주 번거로운 작업이다. 그러나 그는 최근까지 40여개의 영상에 친절한 설명을 하나하나 붙여가며 업로드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그래서일까?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의 유튜브 영상 댓글에는 ‘고맙다’, ‘감사하다’, ‘친절하시다’ 등등의 댓글이 유달리 많다.

 “전에 오카리나가 제게 목표였다면 이젠 꿈이 되었어요. 꿈을 가지는 것과 목표를 가지는 건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해요. 목표는 순간순간 나에게 자극을 줄 수 있는 거라면, 꿈은 평생 가지고 가는 거니까요. 하지만 꿈이 반드시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도 생각해요. 때론 꿈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가다 꿈 외의 인생에서 중요한 것을 놓치기도 할테니까요. 그래서 요즘엔 연주와 강의 외에도 가족, 건강, 소중한 사람들과의 시간…, 그런 것들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정겹고 조용조용한 서혜진선생, 한글날 연휴가 시작되는 가을 오후 내내 함께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하고, 협회 사무실에서 연주를 들려준 그와 함께한 시간 속에, 왜 사람들이 그를 말할 때 ‘친절한’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저는 그냥 누구에게도 상처가 되지 않는 사람이고 싶어요. 그래서 가장 먼저, 내가 내게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어요. 내 마음에 상처주지 않는 습관, 나는 나 자신에게 위로받을 때 비로소 진정한 위안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해준 것이 바로 오카리나이고, 저의 음악인생이지요.”

 오늘도 그는 자신을 다독이며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성실히 자기의 길을 간다. 그게 오카리나 연주자이며 강사이고, 한국팬플룻오카리나강사협회의 책임감 강한 사업국장이며 친절한 유튜버인 서혜진의 겸손한 음악 인생이다. 그 음악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이 바로 지금이란 것에 그는 늘 감사할 뿐이다.

오는 16일 한국팬플룻오카리나협회 회원들과 함께 루마니아, 헝가리, 오스트리아, 체코로 음악여행을 떠나는 서혜진

김세중 논설위원  sjkim@newsinsidekorea.com

<저작권자 © 인사이드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전북 익산시 익산대로 173 4층  |  대표전화 : 063-836-0808  |   등록번호 : 전북, 아00571  |  등록연월일 : 2015. 10. 21
발행인 : 최성은  |  편집인 : 이완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성은
Copyright © 2022 인사이드코리아.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